[더피알=안선혜 기자] 여름 휴가철은 커리어업을 꾀하는 누군가들에겐 호기다.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비교적 쉽게 남몰래 이직을 꾀할 수 있다. (관련기사: 인생은 타이밍, 이직은 비밀리에) PR인도 예외는 아닐 터.
PR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고객사가 되는 인하우스(일반 기업)가 좋은가, 실무 경험을 두루 쌓는 에이전시(PR회사)가 좋은가는 오래된 논쟁(?)이다.
사회 진출 시기엔 안정적인 인하우스행을 꿈꾸는 이가 많지만, 경력이 쌓이면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행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장단이 확실한 상황에서 커리어 로드맵을 생각했을 때 어떤 선택지가 좋을까?
#.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행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 옮기는 경우는 주로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30대 중·후반 홍보인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에이전시로 이동할 경우 임원급의 대우를 받거나 주요 팀장급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면서다. 실무가 아닌 영업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변화가 주어지지만, 홍보인으로서의 전문성은 살리면서도 롱런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인 셈이다.
근래에 기업 홍보팀에서 PR회사로 터를 옮긴 한 PR인은 “다양한 산업군을 조망하는 시야를 가질 수 있고, 제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와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PR인으로서 존재에 대한 증명을 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 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에서 탄탄하게 쌓아둔 미디어 네트워크와 관계 확장에 대한 노하우는 에이전시 이동 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업 담당자들은 알기 어려운 세밀한 업무 체크리스트와 온라인 SOV(여론 점유율, Share of Voice) 확장 방법론 등은 새롭게 익혀야 하는 과제다.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의 이동은 인맥도 상당 부분 작용한다. 에이전시 대표나 본부장 혹은 국장급들과의 교류를 통해 친분을 쌓다가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홍보인들이 전하는 유의사항 “기업에 있다가 PR회사로 옮기는 경우, 일상 속에서 정말 많은 변수가 발생 한다는 걸 잘 인지하고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꽤 정신없거든요^^”
#.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행
“주니어 때 을에서 갑으로 이동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직을 했었어요.”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이직한 경험이 있는 한 PR인의 솔직한 답변이다.
“그런데 기업 홍보팀도 일해 보면 만만한 곳은 아니에요. 홍보팀은 지원 부서이다 보니 조직 내에서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구조예요. 하이라이트는 영업, 마케팅이 다 가져가요.”
현실이 이러할지라도 PR회사 AE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끊임없이 이직 욕구에 시달린다. 불안정한 근무환경이 큰 원인이다. 기본적으로 이직이 잦고 업무의 강도도 높기 때문. 연봉이나 처우의 문제도 고려 대상이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근무는 각각 장단이 있다. 우선 에이전시는 일이 힘든 대신 짧은 시간에 깊이 있는 경험을 하기 좋다는 평가다. 여러 고객사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일을 배우기에는 에이전시만한 곳이 없다는 것.
실제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이동한 한 PR인은 “에이전시에서 겪었던 A부터 Z까지 모두가 다 실무에 도움됐던 것 같다”며 “작게는 클리핑 업무(언론매체에서 각 고객사 뉴스를 수집하는 업무)부터 기획자료를 구성하고, 인터뷰 준비하고, 서비스 담당자를 만나 PR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까지 에이전시 경험이 튼튼한 뿌리가 됐다”고 전했다.
인하우스 근무도 장점이 있다. 다른 한 홍보인은 “홍보 일이 조직에서 어떻게 기여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며 “또 마케팅이나 영업 등 유관부서와의 협력이 중요하기에 부서 간 협업 능력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AE들이 인하우스로 이직하기 위한 가장 빠른 루트는 아무래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고객사의 빈자리로 넘어가는 것이다. 담당한 회사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단, 기존 회사에 대해선 조금의 피해도 없게 해야 한다.
홍보인들이 전하는 유의사항 “대부분의 기업이 PR회사보다는 관료적이며 하향식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걸 미리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거 감안하지 않으면 꽤 충격 받을 수도 있어요.”
나의 이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