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스크 관리, ‘소화력’이 관건
기업 리스크 관리, ‘소화력’이 관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5.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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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좌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 <中>

[더피알=강미혜 기자] <더피알>은 창간 5주년을 맞아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를 진단하는 전문가 좌담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소셜과 스마트란 키워드가 가져온 근본적 변화에 다시 한 번 주목하면서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소비자 스스로가 유통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론 ‘소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남상문 매일유업 홍보 담당 이사, 신훈주 KT 마케팅부문 IMC담당 상무,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전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상무),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가 자리했으며,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관련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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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기업 리스크 관리, ‘소화력’이 관건
‘컨슈미디어’ 세상,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라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재부 대표, 남상문 이사, 김재희 대표, 강함수 대표, 신훈주 상무, 조병렬 전무, 강미혜 기자 /사진: 성혜련 기자

사회 - 대부분의 기업이 이슈대응이나 위기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상의 수많은 채널, 그보다 더 많은 보이스들이 존재하기에 돌발 상황이 빈번하다는 데 있다. 현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신 상무  이슈가 되는 사안이 발생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슈가 발생했다면 저는 답은 딱 하나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빠져나가 보려고 갖은 수를 다 써보는 식의 방법은 금방 다 들통나지 않겠는가.

인정할 게 있으면 빨리 인정하고 해결방법을 찾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단순히 착해지자는 얘기는 아니다. 오해에 대해선 사실을 정확히 알리고, 문제에 대해선 개선방법을 마련해 올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
조 전무  이멜트 GE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식사할 때마다 GE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도 GE항공에서 40여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다.

수많은 대화 중 GE에 대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당시 GE의 회장,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것이 아니고 아버지의 직속 상사가 했던 말이었다며, 기업에 대한 인상과 평가 그리고 충성도에 영향을 주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일선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대하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인상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외부의 언론, 고객 못지않게 내부의 직원들이며, 특히 직원들의 직속 관리자다. 기업의 리스크가 발생하는 많은 원인은 대개 내부(직원)에 있거나 이들과 일하는 협력사와 고객사와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리스크를 만드는 사람도, 이를 해결하는 사람도 내부 직원이다.

그렇기에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의 우선 대상은 직원이어야 한다. 특히, 문화와 전략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리자 커뮤니케이션에 노력을 쏟아야 한다. 위기가 일어날 소지를 줄이거나 위기 발생시, 적극적으로 이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이 복잡하고 상호연결된 시대는 언제든지 이슈가 리스크로 점화될 개연성이 있어, 평상시 ‘소셜 리스닝(Social Listening)’을 통해 온오프라인상의 주요 잠재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트레킹해야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이슈를 사전에 발견하고 리스크로 발전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다.

한편으론 평상시 이해관계자와 지역사회로부터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신뢰자본’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막상 위기가 발생하면, 이러한 축적된 신뢰자본이 회사의 위기 대응 노력을 받쳐주는 힘으로 작용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형 버즈를 일으킨 기업 이슈들을 봐도 열에 아홉은 직원과 관련된 것이었다. 잘못된 대응, 비윤리성, 규칙 미준수가 대표적 위기 유형이다. 기업들마다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 대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내부 공감이다. 그래야 외부에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내·외부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내부 논리와 내부의 시각에서 보면 뭐든 ‘익스큐즈’ 된다. 그런데 한 발짝만 떨어져 바깥에서 보면 전부 문제로 인식된다.

이런 간극을 좁혀나가는 일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역할이다. 외부의 시각으로 조직 내부를 들여다보는 냉철한 시선이 필요하다.

남 이사  여기서 논의되는 것은 내부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직원들의 기업윤리 준수, 이에 따른 조직관리와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일들이 외부로 흘러나가 잡음을 일으키거나 리스크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윤리규정 준수 및 그와 관련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에서 본질, 즉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충실하도록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찾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무엇보다 안팎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자연스럽게 도출되고 공감하게 되면 내부 동조가 그만큼 높아진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모니터링 시스템도 가동될 수 있다.

앞서 리스닝 플랫폼, 내부 센싱에 관한 얘기도 나왔지만 사실 위기관리는 모니터링을 하는 것 이상으로 결과를 소화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김 대표  저 역시 소화력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기업들 상당수가 일이 터지고 나서 그때부터 하는 걸 모니터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마저도 굉장히 미시적으로 접근한다. 키워드 하나, 포스트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식이다. 당장 발등에 불을 끄는 데 절박하니까 넓은 시각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는 거다.

소셜 모니터링은 기본적으로 투자의 대상이다. 보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평상시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파악하는 수단이 되지만, 위기가 터지면 대응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대단히 유효하다.
 
중요한 건 전사적인 소화력이다. 모니터링 분석 보고서를 읽고도 ‘소 왓(So What?)’이 돼선 안 된다.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캐치하고 경영진의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은 훈련이다. 모니터링 하는 실무자나 모니터링을 보고 받는 분들이나 다 훈련이 돼야 한다.

대응과정에선 ‘거버넌스(governance)’의 문제가 있다. 일종의 의사결정시스템이다. 누가, 어느 선까지, 어떻게, 얼마나 빨리 보고할 것인지를 명확히 규정해 놓는 것이다. 이슈별 보고라인, 가령 실무레벨에서 결정될 사안인 것인지 관리자, 혹은 C레벨까지 올라갈 것인지 등 한계를 정해 놓고 이상신호가 감지됐을 때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또 사안에 따라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할지, 조금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하는 건지, 당장 메신저나 전화로 보고해야 하는 것인지 등등을 매뉴얼 형태로 셋업시켜 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거버넌스의 중심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에게 전폭적인 권한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유사시 CEO에게 핫라인으로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받을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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