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감동적인 팬택의 ‘마지막 광고’
단언컨대 감동적인 팬택의 ‘마지막 광고’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5.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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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모금으로 감사 인사…전자신문 측 무료광고로 응원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 26일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면서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게 된 팬택이 27일 전자신문에 광고 하나를 게재했다.

“우리의 창의와 열정은 계속됩니다”란 메인 카피와 함께 하단에는 1200여개에 달하는 이름들이 쭉 나열돼 있다.

전면도 아닌 내지에 실린 9단짜리 광고이지만 회사의 파산을 앞둔 팬택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금해 진행한 것으로, 팬택의 마지막 광고이기도 하다.

 

▲ 27일 전자신문 2면에 게재된 팬택 광고.

 

하단에 적힌 이름들 또한 팬택 임직원들이다. 이 광고를 통해 “지금 팬택은 멈춰 서지만 우리의 창의와 열정은 멈추지 않습니다. 팬택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을,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메시지를 전한다.

팬택 사내 게시판을 통해 처음 제안된 이 아이디어는 휴직자들도 참여할 만큼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구성원 신문 광고’ 관련 투표 결과 찬성자가 월등히 많아 이를 진행, 각 직원이 평균 5000원 내지 1만원씩 기부에 응했다.

여러 신문을 검토했지만 IT기업이라는 특성상 전자신문을 택하게 됐다는 설명. 모금에 참여한 직원들은 입금자명에 본명 대신 “팬택 사랑합니다!” “힘냅시다!!” “좋은 추억 기억 고마워” “다시 일어서자 팬택!” 등 각자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금된 금액은 광고를 집행하기에는 조금 모자랐지만 전자신문 측에 양해를 구해 진행됐고, 팬택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이 알려진 26일 전자신문 측은 비용을 받지 않고 광고를 게재해주기로 결정했다. 대신 모금된 돈은 더 뜻깊은 곳에 쓰기 위해 팬택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이 소식을 알린 팬택 직원은 “가장 힘든 시기에 우리에게 보내주신 사랑은 ‘그냥 광고 한 번 내 주는 것’ 이상의 희망”이라며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팬택은 삐삐 벤처로 시작해 매출 3조원대 대기업으로 성장했던 국내 ‘벤처 신화’의 상징이다. 

2006년 한 차례 워크아웃을 신청, 2009년 다시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으나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014년 2차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10개월 간 법정관리 기간을 겪으면서 인수대상자를 찾았지만, 적절한 대상자를 찾지 못해 결국 지난 26일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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