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바뀌고 있나
글로벌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바뀌고 있나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5.05.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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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매체 넘어선 소셜의 중요성…영역 파괴 가속

[더피알=김장열] 글로벌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패러다임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매체 활용 위주로 진행되던 전통적 방식의 홍보(publicity)에서 벗어나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 스토리두잉(storydoing),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트리플미디어(owned+earned+paid media) 등 새로운 매체, 새로운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플랫폼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등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PR회사, 광고회사, 마케팅 회사들의 영역도 급변하고 있으며 서로 간 업무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최고 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의 책임과 권한이 더욱 커지고 있다. PR/커뮤니케이션 주도로 마케팅, 재무, 법무 등 기타 스텝부서의 기능(non-communication function)들이 유기적으로 통합, 협조하는 콜라보레이션 문화(Culture of Collaboration)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런 기업일수록 외부적으로도 긍정적인 명성을 얻고 더 좋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급격한 속에서 PR 담당자들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구분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어떻게 명성을 관리하고 위기에 대처해야 할까?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한 이같은 질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며, 전문가들 또한 현명하게 대답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게 될 것이다.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오히려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만이 살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기업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조직의 위상과 역할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중점을 두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통매체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PR회사를 어느 정도까지 어떤 용도로 활용하고 있을까? 우리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현실을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PR부서의 위상 변화

미국 남가주대학에서는 2002년 이후 매 격년으로 커뮤니케이션/PR 실무현황 파악하는 대규모 조사를 한다. 미국 소재 글로벌 기업, 정부, 비영리기관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the most senior communications professionals)들이 그 대상으로, 일명 GAP(Generally Accepted Practices) 스터디라고 한다. 가장 최근인 2014년에 347명이 참가한 8차 조사 자료를 토대로 시사점을 살펴봤다.

그루닉의 우수이론(Excellence Theory) 연구의 핵심내용인 조직 내 PR부서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격상하고 있다. 

점점 세분화 되고 힘이 세지는 공중들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조직 내에서 최고경영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최선이다. PR조직의 수장이 최고경영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하거나, 영업부서나 관리부서의 통제를 받는다면 효율성과 기동성 면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조사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의 86%는 C-Suite(CEO, COO 등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최고책임자들 또한 이들의 추천(recommendation)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PR부서가 기업의 전략적 기획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나아가 영업실적에도 도움을 주는 것(financial success)으로 인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활용도

글로벌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은 빠르게 증가해 이제는 전통매체보다 더 중요시하는 전략이 됐다. 1-7점 척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확산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5.16)이었으며 이어 트위터 활용(5.11), 온라인비디오 활용(5.01) 페이스북 활용(4.75) 등이었다. <아래 표 참고>

▲ 1=활용하지 않음, 7=많이 활용함

기업들은 페이스북에 꾸준히 관심을 쏟고 있지만 점차 트위터도 많이 사용하는 추세로 파악됐다. 또 아직까지 사용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스타그램의 활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전통매체의 활용은 신문(4.75), 잡지(4.70), TV(3.31), 라디오(2.81) 모두 소셜미디어보다 후순위로 밀려났다.

미디어 활용도의 변화는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점을 암시하고 있다. 전통매체의 영향력 감소에 따라 기업은 공중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노력을 더하게 되고, 특히 짧은 시간 안에 공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배포하는 활동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속성상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내용을 공유해 확산을 유도하는 창의적인 언드미디어(earned media) 전략도 더욱 중시되고 잇다. 또 다른 한 축으로는 PR 실무자가 직접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하는 브랜드저널리즘이 더욱 중요해지고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소셜미디어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PR회사와의 협력관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97.4%)에서 외부 PR회사를 활용하고 있다. PR회사를 활용하는 이유는 7점 척도 기준으로 에이전시의 아이디어(creative thinking, 5.56점)와 실행력(additional arms and legs, 5.55점)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 참고> 또 행사의 객관적인 자문(5.44점), 전략적 인사이트(5.41점), 언론관계 도움(4.72점), 소셜미디어(4.55점) 등도 높이 평가됐다.

과거에는 PR자문, 대언론관계와 업무 실행이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주된 이유였던 점을 감안하면 점점 PR회사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는 PR회사와 광고/마케팅 회사들과의 영역파괴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광고회사에 기대했던 창의성(creative) 관련 부분들(이점 때문에 광고는 전문직, PR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반직이라는 오해도 있었지만)이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 광고와 PR회사 간의 영역 붕괴, 유능한 인력들의 PR산업 유입 등으로 인해 PR회사들의 능력 향상으로 이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면 과거처럼 대언론관계에만 치중하는 에이전시는 점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기할 만한 경향은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하는 PR회사의 숫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평균 2.5개의 PR회사와 일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은 거의 2배인 4.8개의 에이전시와 손잡고 있다.

하나의 메인 에이전시(agency of record)만을 활용하는 기업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여러 회사와 서로 다른 분야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on-going) 협력하는 기업들은 늘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복잡해지고 보다 전문적인 역할과 특화된 기능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에이전시에서 다양한 수요를 전부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분야별로 강한 전문 에이전시들이 약진한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땅콩회항’을 경계하라

세계적인 기업들도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PR/커뮤니케이션 조직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중이다. 전통적인 대언론관계가 아닌 공중에게 직접 다가가 정보를 전달하고, 그들을 감동시키고, 공중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의미한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위기관리, 쟁점관리, 그리고 명성관리다. 이들은 서로 별개의 분야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서 언제든지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나아가 기업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언론관리나 정보의 통제가 더 이상 불가능한 오늘날, 기업들은 평소에 투명성(transparency)과 진정성(authenticity)을 전제로 한 사회공헌활동(CSR)과 같은 대공중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의 PR/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최고책임자들(CEO, COO, CMO 등)과의 직접 소통채널을 항상 열어놓고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의견을 잘 수렴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하되, 공중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대한항공 회항사태와 같은 위기가 어느 기업에게나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PR회사의 실무자들 또한 고객사에게 필요한 것, 고객이 원하는 바를 한발 앞서 파악하고 선도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실력과 안목을 키워야 한다. 



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 저널리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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