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 같은 언론이 너무 많다”
“장사꾼 같은 언론이 너무 많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5.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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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및 악의적 기사’로 인한 위기 빈발…대가성 광고·협찬 난무

[더피알=강미혜 기자] 매체 광고시장이 기형으로 치닫고 있다. 광고·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정상적’ 광고 집행은 실종되고, 보험성이나 대가성 광고·협찬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광고주인 기업들 사이에선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더피알>이 창간 5주년을 기념해 국내 주요 기업 3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4월 15~24일)를 보면, 최근 5년간 경험했던 위기유형으로 ‘오보 및 악의적 기사’란 답변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73% 가량(복수응답 허용)이 오보 및 악의적 기사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대응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위기를 묻는 질문에도 ‘오보 및 악의적 기사’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 홍보인은 “사실상 내리기 위한 기사들을 쓴다. (기사를) 올렸다가 광고나 협찬이 들어가면 삭제하는 식”이라며 “저널리즘은커녕 장사꾼 같은 언론이 너무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런 문제점은 한국광고주협회 회원사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유사언론행위 피해실태조사’(59개사 기업 광고·홍보 담당자들 대상)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전부가 유사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봤다. 또 유사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97.6%에 달했다.

유사언론이 광고·협찬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보도 유형은 ‘최고 경영층 이름 및 사진 노출’(92.9%)로 조사됐으며, ‘기업 관련 부정적 기사 반복 게재’(84.3%) 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상 광고·협찬을 염두에 둔 언론보도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광고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언론이 자본권력에 예속돼버렸다는 자조적 목소리는 진작부터 있어왔다. 다른 한쪽에선 살아남기 위해 선정적·악의적 기사를 광고와 맞바꾸는 상황도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모 기업 홍보인은 “예전엔 위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언론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한 일종의 보험성 광고였다면, 지금은 광고·협찬을 유도하는 ‘미끼’로 기사를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심지어 언론이 위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대가성 내지는 교환성으로 광고가 나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언론계 한 중견 인사 역시 “기사로 장난치는 곳이 어디 한 두 군데냐. 늘상 인터넷언론의 횡포다, 포털 책임이다 말이 많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소위 주류언론이라고 하는 곳도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보도 피해로 인한 구제책은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중재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선 홍보 담당자들 사이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홍보 담당은 “설령 부정적 기사가 반복적으로 나간다 해도 기업 입장에서 언론에 맞서는 방법을 택하기란 쉽지 않다. 그걸로 미운털이 박히면 다른 건으로 이중, 삼중으로 더 큰 화를 입는다”며 “이런 기업 생리를 너무 잘 알다 보니 언론들이 기존 (홍보·광고) 예산을 털기(?) 위해 억지성 기사나 왜곡보도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를 넘어선 일부 언론에 대해선 ‘나쁜 언론’이란 사회적 낙인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강제력이나 구속력은 없어도 무분별한 악의적 기사에 대한 일종의 ‘경고장’은 될 수 있다는 것. 광고주협회 조사에서도 유사언론행위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광고주가 뽑은 나쁜 언론 선정 및 공개’(85.4%)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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