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마케팅, ‘전략적 소비자’ 뛰어넘어야
불황기 마케팅, ‘전략적 소비자’ 뛰어넘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1.2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 똑똑해진 소비자...실리추구·능동적으로 변화

[더피알=강미혜 기자]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실질적인 소비자 구매행동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충동적 구매에서 실리추구 형태로 바뀌는 똑똑한 소비자를 잡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SK플래닛 광고부문이 최근 2년간의 소셜버즈(SNS 채널·온라인 뉴스 댓글, 포털사이트 카페)를 분석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대표적인 실속 소비 형태인 SPA패션이나 저가항공, 렌트 서비스 등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우선 SPA패션의 경우 몇 년 새 소비자 관심도와 호감도가 급성장하고 있다.

소셜버즈 언급량을 보면 지난 2012년 9월1일~2013년 8월31일 1년간 14만9573건이었던 것에서 2013년 9월1일~2014년 8월31일 최근 1년간 20만4997건으로 37% 이상 증가했다.

SPA 패션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상당했다. 언급 버즈에 대한 감성분석 결과 긍정율이 5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호 이유로 ‘가격의 저렴함이나 합리성’(21%)을 가장 많이 언급됐고, ‘스타일과 디자인의 다양성과 세련됨’(16%)도 좋게 평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SPA패션=저가브랜드’라는 인식에 따른 거부감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감성표현어 139만1468개를 분석한 결과 ‘부끄럽다’ 또는 ‘창피하다’는 표현은 전체 언급량의 0.06%(900개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SPA패션, 저가항공, 렌탈시장 관심도·이용률 급증

실속형 소비는 항공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저가항공의 국내선 이용객은 2010년 34.7%에서 올 상반기 49.9%로 확대됐다.

저가항공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져 소셜 버즈 언급량이 지난해 월평균 1만5522건에서 올해(1~9월)는 월평균 1만8684건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저가항공 시장의 성장률(17.6%)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가항공 언급에 대한 감성 분석에서도 긍정(41%)이 부정(16~17%)을 2.5배 이상 상회하며 소비자 인식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저가항공의 만족요인으로는 단연 ‘저렴한 가격’이 꼽혔다. 2013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21개월간 저가항공 관련 버즈 35만4415건을 분석한 결과, 약 15.7%(5만5624건)이 가격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합리적 소비문화는 렌탈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렌탈 시장은 2006년 3조원 규모에서 2012년 약 10조2000억원으로 3.4배 성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소셜 데이터상으로도 드러난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21개월간 렌탈 관련 소셜 비즈 23만6247 건 중에서 긍정적 언급이 지난해 45%, 올해 48%로 부정적 언급 비율(13~14%)보다 3배가량 높았던 것.


소비자들이 렌탈/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유지·관리가 편하고, 목돈부담이 덜하다는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렌탈/렌트 관련 가장 많이 언급되는 품목은 자동차였다. 자동차에 대한 언급은 지난해 1만4583건에서 올해 9월까지 1만5741건으로 늘어나, 월 평균 약 44% 증가했다.

다만 렌탈 시장의 대표주자인 정수기의 경우, 관련 언급량이 지난해 월평균 1092건에서 올해 1044건으로 큰 변화가 없어 소비자 관심도가 정체되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합리적·실속형 소비문화의 확산은 기업 입장에선 더 이상 브랜드 이미지에 의존한 마케팅이 예전과 같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기업 마케팅·PR의 방향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SK플래닛 광고부문 이정락 부문장은 “본질적인 요소를 도외시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하며 “앞으론 실리 지향의 소비 패턴이 시장의 구조 자체를 근본에서부터 바꿀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소구 시대 끝…합리적 설득 무기 필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소비패턴 문화는 이미 ‘정보검색’과 ‘해외직구’라는 키워드들을 통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른 해외직구는 시장규모나 소비자 관심도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 직구 거래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전년(약 1조 1000억원) 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됐다.

소셜버즈 상에도 해외직구 관련 언급량이 2013년 월평균 6683건에서 올해 1만3570건으로 전년대비 103% 증가하며 높아진 관심을 증명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이 국내기업의 자의적인 유통체계와 가격정책을 수동적으로 수용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해외직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해외 수입제품이 아니라 국내 가전사들이 제조, 판매하는 TV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해외직구로 구입한 TV는 1만2000여대로, 이미 작년 구입 대수의 4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정무역 커피를 선택하거나 재래시장을 찾는 등의 착한 쇼핑, 공정한 쇼핑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소셜 분석 결과, 윤리적 소비를 언급하는 버즈량이 2013년 월평균 2947건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월평균 3397건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구매행위를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전략적 마인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정락 부문장은 “마케팅의 초점이 크게 이동하고 있어 근본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라며 “좋은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 이제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해야 할 이유를 정확히 찾아내고, 또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채널을 찾는 것이 마케팅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