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의 진짜 주인은 누구?
11월 11일의 진짜 주인은 누구?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11.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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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념일 겹쳐…‘빼빼로 데이’ 아성에 도전

[더피알=조성미 기자] 11월 11일을 맞아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가는 그야말로 ‘빼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빼빼로 데이’로 명명된 이날은 부산에서 여학생들이 숫자 1처럼 날씬해지라는 마음으로 가늘고 긴 빼빼로를 선물하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롯데제과에서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며, 밸런타인데이보다 파급력이 큰 데이(day)로 자리매김했다.

▲ 빼빼로 데이를 맞아 관련 한 유통점 입구가 빼빼로 관련 상품과 판촉물로 가특 채워져있다. ⓒ뉴시스

빼빼로 데이는 ‘상술’임을 알면서도 동참하게 되는, 일종의 문화 트렌드가 됐다. 때문에 업종을 불문하고 이에 편승하려는 다양한 마케팅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롯데리아는 치즈스틱의 1+1 이벤트를,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아이라이너 제품의 1+1 행사를 진행하는 등 길쭉한 패키지에 상품을 담은 빼빼로 데이 특수용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빼빼로 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과도한 의미부여는 물론, 크게 부풀려진 제품포장과 비싼 가격은 고민해 볼 문제로 해마다 대두되고 있다. 또한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는 제과업계의 데이마케팅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 안랩은 오늘(11일) 직원들간 동료애를 전하는 시간 '가래떡 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같은 ‘안티(anti)’ 분위기 속에서 빼빼로 데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것이 바로 ‘가래떡’이다.

정부는 1996년 한 해의 벼농사를 마치는 시기에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는 취지로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11월 11일은 한자로 ‘十一月十一日(土月土日·토월토일)’로서 농업과 관련이 깊은 흙(土)을 상징한다.

이어 2006년부터는 우리 쌀 소비 촉진과 건전한 기념일 문화 정착을 위해 11월 11일을 ‘가래떡의 날’로 지정해 꾸준히 홍보해 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더욱 활발한 홍보활동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과 함께 가래떡 레시피 공모전, SNS를 통해 가래떡의 날 입소문 내기, 사연을 받아 가래떡을 전달하는 ‘대국민 가래떡 어택’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농업인의 날과 가래떡의 날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민간기업인 안랩도 직원 간의 동료애를 전하는 ‘가래떡 데이’ 이벤트를 십수년째 하고 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이 행사는 기존 상업적 이벤트를 우리 농산물 애용과 우리 선조의 정신이 깃든 전통 행사로 재탄생시키고자 2003년부터 진행돼 왔다.

11월 11일에 담긴 의미, 이렇게 많아?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와 가래떡의 날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훨씬 더 다양한 의미를 지닌 날이다.

우선 중국에서는 ‘1’자 네 개가 모여 외로움을 의미한다며 11월 11일을 광군제, 또는 독신절(솔로데이)이라고 한다. 특히 지난 2009년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몰에서 독신자를 위한 할인행사를 시작하면서 지금은 중국 최대의 쇼핑일로 자리 잡았다.

중국 광군제가 제2의 블랙프라이데이(매년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로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으로 꼽힌다)로까지 회자되자,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백화점은 10~11일 양일 간 롯데닷컴, 엘롯데와 연계해 역대 최대의 온라인 상품행사 ‘KOREA 광군제, 온라인 빅 쇼핑데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부산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진행됐다. ‘턴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은 6·25전쟁 UN전사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11월 11일 11시(한국시간) 1분간 추모의 묵념시간을 가졌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캐나다의 빈센트 커트니가 한국전에 참전했던 전사자들이 안장돼 있는 부산 유엔 기념공원을 향해 부산 현지 시간에 맞춰 동시묵념 및 추모행사를 하자고 2007년 제안한 것에서 유래됐다. 이에 캐나다,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 7개국이 동참의사를 표현해 이뤄지고 있다. (아래 동영상 참고)

이밖에도 11월 11일은 민주노총 창립 기념일이자, 광고의 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광고의 날은 1973년 만들어졌다”며 “1992년부터는 광고가 쭉쭉 잘 자라나라는 바람을 담아 11월11일을 ‘광고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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