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시티’로 진화하는 동두천의 ‘두드림’
‘다이내믹 시티’로 진화하는 동두천의 ‘두드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0.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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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현장]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토란’ 같은 PR행보
▲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왕방산 국제mtb대회.(사진:동두천시청)

[더피알=문용필 기자] 10만이 채 안 되는 적은 인구수와 십수년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부정적 이미지.여기에 대표적으로 내세울만한 특산물 하나 없다면? 다른 건 몰라도 홍보활동을 하는 데 있어선 척박한 땅 그 자체일 터. 수도권 동북부에 위치한 중소도시 동두천 이야기다.

그러나 동두천은 과거 ‘미군부대’ ‘기지촌’으로 상징되던 이미지에서 ‘역동적이고 건강한 도시’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 중이다. 일시적인 대형 이벤트 보다는 내실 있는 홍보로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어필하고, 안으로는 시민들과 소통하며 ‘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드림(Do Dream)’이라는 시 슬로건처럼 동두천은 ‘수도권 대표 관광도시’라는 꿈에 천천히 다가서는 중이다.

지하철 1호선 동두천 중앙역에서 모퉁이를 돌아 5분 남짓 걷다보면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동두천시청을 발견할 수 있다. 시내 중심가에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시청이 대부분인 요즘, 마치 작은 학교 같은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동두천 시정홍보는 청사 1층에 위치한 공보전산팀에서 담당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공보와 전산업무가 합쳐진 부서다. 실질적인 홍보인력은 10명이 채 안 된다. 작은 규모의 기초지자체라면 비교적 흔한 인력규모다.

비록 인력이 많진 않지만 담당하는 홍보업무의 규모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언론홍보부터 소식지, 온라인 홍보,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시정홍보 전반을 총괄한다.

공보팀의 ‘아이디어 뱅크’인 연윤경 주무관은 “동두천시는 아직 10만 인구의 작은 도시로 시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나 대표 축제, 홍보인력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정해진 예산으로 최대한의 홍보효과를 올리기 위해 주제를 정하고 타깃 설정에 맞는 홍보 콘텐츠 생산과 효율적인 매체 활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연 주무관은 또 “스마트폰과 SNS의 등장으로 기존 홍보활동과는 다른 관점의 지자체 홍보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방적으로 알리는 홍보에서 서로 소통하는 홍보로, 지자체가 중심인 홍보에서 시민의 욕구를 파악해 타깃 대상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홍보로, 좋은 콘텐츠와 공감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는 홍보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산(山)과 록(Rock)이 있는 그곳

실제로 동두천시의 홍보는 내실을 기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떠들썩한 대형 행사보다는 알토란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많다.

동두천시의 대표적 이벤트는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왕방산 국제MTB(산악자전거)대회. 왕방산뿐만 아니라 소요산, 해룡산, 국사봉, 칠봉산, 마차산 등 총 6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시의 68%가량이 산림인 지역적 특색이 반영됐다.

단순한 체육행사인 것 같지만 이 대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갖고 있다. 우선 마땅한 지역 특산물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MTB 코스’를 대표적인 상징물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MTB가 가진 건강하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는 젊은 도시로서의 브랜딩에도 적격이다.

동두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제대회라는 성격상 굳이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아도 해외홍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 지난해 대회에는 호세 안토니오 헤르미다(스페인) 등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실제 참가하기도 했다.

▲ 동두천 아마추어 록밴드 경연대회.(사진:동두천시청)

국내 록(rock) 페스티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했던 동두천 록 페스티벌은 아마추어 밴드들의 경연인 ‘동두천 아마추어 록밴드 경연대회’로 집중돼 열리고있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초청하는 큰 규모의 록 페스티벌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무리한 예산을 동원해 이와 경쟁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무대에 서기 어려운 아마추어 록키드들에게 기회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동두천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최초의 록밴드 중 하나로 기록된 애드포(ADD4)가 태동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록의 발상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2012년 동두천이 케이팝 케이팝(K-POP)의 발원지임을 재조명해 이를 브랜딩하고자 신중현 등 미8군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한 유명 뮤지션들의 이야기 등을 담은 책자를 제작, 배부하기도 했다. 아이돌 스타들을 동원해 무작정 ‘한류’를 이용하기 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홍보와 관광객유치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시민-공무원 참여형 홍보 돋보여

타 부서의 시 공무원들이 시정홍보의 도우미로 나선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동두천시는 지난 8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정홍보 동영상 경연대회를 열었다. 시는 연구하는 공직풍토를 조성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시정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연구동아리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형 홍보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도 동두천 시정 홍보의 특징이다. 지역 관련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시민을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동두천시는 ‘동두천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정 소식지를 매달 발간하고 있는데, 지역 문인들과 사진가들이 소식지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두천 사랑’에 연재된 만화는 책자로 만들어져 시내 학교에 배부돼 ‘내 고장 바로알기’ 교육과정을 위한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연윤경 주무관은 “초등학생을 위한 만화 홍보물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시에 대한 역사와 학습에 필요한 도서관 이용 등 직접 스토리를 기획하고 만화홍보물을 제작해 초등학교에 배부했다”며 “몇 개월 뒤 초등학생들이 시청을 방문해 홍보물을 수업 교재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 동두천시가 발간한 각종 시정홍보물.(사진:동두천시청)

지자체 홍보의 필수 수단인 온라인 홍보는 동두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트위터 등 SNS 계정과 블로그는 물론, 자체 인터넷방송을 통해 시정홍보에 나서고 있다.

깔끔한 디자인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어조의 포스트, 트윗을 지향한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젊은 층과 전국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고있다”며 “특히 SNS를 통해 공중의 의견을 소통하고 함께 공유해 시의 다양한 사업을 알리고 이에 대한 반응을 얻는 것은 중요한 홍보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광고 등 전통적인 홍보수단도 활용한다. 연윤경 주무관은 “세대별 타깃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매체, 신문, SNS, 옥외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중심으로 스크린도어를 활용해 시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연 주무관은 “스크린도어 광고는 기업 또는 영화광고가 대부분이었는데, 3m정도의 대형스크린도어를 통해 시 이미지를 본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는 피드백도 많았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사를 물어보고 다녀오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관광객 혹은 외지인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점차 폭넓게 구축되고 있다는 점도 동두천 시 홍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6년 소요산역까지 1호선 전철이 연장되면서 서울 등 타 도시에서 동두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소요산을 찾는 것은 더욱 쉬워졌다. 소요산은 예로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춘 산으로 유명하다.

소요산에 건설을 추진 중인 박찬호야구공원이 조성되면 인근 자유수호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등과의 연계 관광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의 이름을 딴 박찬호야구공원에는 야구장 6면과 타격연습장, 실내연습장, 야구박물관, 캠핑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같은 관광인프라가 구축된 이후, 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동두천시 공무원들의 홍보업무는 더욱 ‘즐겁게’ 바빠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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