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사진’ ‘황제라면’…위기시 VIP의 태도 논란, 왜?
‘기념사진’ ‘황제라면’…위기시 VIP의 태도 논란, 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4.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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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중요 인사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도 정치인 및 정부인사가 ‘무개념’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기념사진’ 논란으로 해임된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사진=안전행정부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과 이른바 ‘황제라면’ 사건으로 회자된 서남수 교육부 장관(사진제공=오마이뉴스) 모습.

[더피알=강미혜 기자]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대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혀 다른 쪽에서 ‘잡음’이 일어나는 일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VIP의 태도문제나 말실수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도 책임 있는 태도로 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치인 및 정부인사가 ‘무개념’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의 ‘기념사진’ 논란이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이른바 ‘황제라면’ 사건,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색깔론 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자작시 등이 대표적이다.
 
위기시 사태를 진정시키고 문제를 해결해도 시원찮을 판에 국민정서에 반하는 불필요한 언행으로 민심에 불을 지르는 VIP들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이와 관련,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이하 정 대표),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이하 김 교수),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이하 강 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

- 중요한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VIP의 말실수나 태도논란,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정 대표  고위공무원들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실수하는 이유의 99%가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 때문이다. 미디어 트레이닝 없이 원래 스타일대로 하다 보니 실수하거나 본의 아니게 곡해되는 일이 생긴다.

김 교수  내부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어서가 아닐까. 고위공무원은 대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자기도취에 빠져들 있는데, 위기 시엔 중간에 완충지대 없이 외부와 그대로 맞부딪히다 보니 자기가 늘 하던 방식대로 말이나 행동이 툭 튀어나가는 거다.

강 대표
  이슈가 터졌을 때 종종 ‘상대가 이렇게 생각할거야’ 하고 자기 확신에 차서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꼭 있다. 문제는 그런 짐작이 잘 안 맞는다는 거다. 자기중심적 이야기로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

정 대표
  위기 시 제일 위험한 VIP가 ‘자기만’의 논리를 갖고 주장하거나 개인적인 비유나 예시를 드는 분들이다. ‘기자 설득만 잘 하면 내 페이스대로 따라 오겠지’하고 속단 하는 순간 일을 그르친다.

-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VIP의 인터뷰 톤앤매너(tone&manner)에 대해 조언해 달라.

김 교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론적으론 언제나 정확하게, 진실성 있게 얘기하라고 하지만 실제 상황에선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론과 실전 사이의 딜레마가 있다. 어떨 땐 VIP가 말을 안 하는 게 위기관리가 되기도 한다. 침묵하지 말라고 하지만 침묵이 현명할 때도 있다.

강 대표
  침묵도 전략에 기반 해야 한다. 침묵이 무대응이냐 메시지를 담고 있느냐는 엄청난 차이다.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달리는 경우엔 인터뷰를 안 하는 편이 낫다. 공개적으로 투명하고 신속하게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어떤 상황에선 침묵하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정 대표
  VIP의 인터뷰 스킬은 반복적인 트레이닝과 지속적인 학습의 결과물이다. 2010년 BP의 원유유출 사고 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 오염된 바다를 뒤로 하고 점퍼차림에 비를 맞으면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주민의 고통과 함께 하겠다는 정부 메시지를 역설한다. 오바마의 주변으로 기자들도 전부 비 맞고 메모하고 촬영하는 모습들이 비친다. 오바마는 왜 하필 비가 오는 날 우산 없이 기자회견을 했을까? 왜 오염된 바다를 뒤로 했을까? 왜 점퍼를 입었을까? 왜 저런 메시지를 전했을까? 이런 ‘왜’에 대한 질문들을 계속 던져보면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 학습된 매뉴얼대로,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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