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銀 둘러싼 언론보도 한계는…
김연아 銀 둘러싼 언론보도 한계는…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4.02.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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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회 “디지털시대 뉴스, 팩트체킹 전제해야”

[더피알=이슬기 기자] “결국 문제는 팩트체커의 자격인 것 같다. 팩트체킹을 하는 사람은 사안을 다룰 수 있을 만큼 전문적이어야 하고, 정당논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한국언론학회가 ‘디지털시대의 뉴스 및 정보 유통과 팩트체킹(fact checking)’을 주제로 개최한 특별세미나에서 사회를 본 오택섭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는 이날의 토론 내용을 이같이 정리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택섭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의 ‘팩트체킹,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발표와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건호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양영유 중앙일보 사회에디터, 임석규 한겨레신문 정치사회에디터 등이 참석한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 한국언론학회는 지난 2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시대의 뉴스 및 정보 유통과 팩트체킹’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양영유 중앙일보 사회에디터, 이건호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오택섭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임석규 한겨레신문 정치사회에디터.

최근 언론과 세간의 논쟁적 관심은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은메달 수상에 있었다. 대다수의 언론이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편파판정논란에 열을 올리는 사이, 뉴욕타임스는 김연아와 금메달을 딴 소트니코바의 더블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통해 기술적으로 더 완벽한 연기를 보인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했다.

오 교수는 “물론 이 경우 예술점수를 간과했다는 약점은 있지만 뉴욕타임스의 접근법은 오늘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팩트체킹은 원래 신문사, 방송국에 비슷한 방식으로 존재해온 개념이지만 별도의 분야로 다뤄진 건 10년도 되지 않는다.

주제발표를 맡은 마동훈 교수는 “최근 미세먼지문제에 대한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단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환경을 주시하는 그룹이 생긴 것이다. 최근 팩트체킹에 대한 높은 관심도 그만큼 우리 사회의 뉴스, 정보 오염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걸 반영한다”며 팩트체킹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한국에서의 논의점을 짚었다.

그는 대선을 중심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된 폴리티팩트(Politifact.com), 팩트체크(factcheck.org), 더팩트체커(The Fact Checker, washingtonpost.com/blogs/fact-checker/) 등 미국의 팩트체킹 사례를 소개하며 “팩트채킹은 진의에 대한 의문이 들며 중요성이 분명하며 검증이 가능한 사실을 대상으로 한다. 지금의 환경에서는 구체적으로 정치인, 여론지도층의 발언부터 SNS 등까지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의 대안으로 대학에서의 산학협력모델과, 언론사 내부팩트체킹모델을 내놓았다. 산학협력모델은 언론사 경력을 가진 사람들과 대학의 교수, 그리고 전공생으로 구성되고 일반의 기부를 기반으로 정치적, 재정적 독립을 담보하는 형태이다. 언론사 내부팩트체킹모델은 4명가량의 중견기자로 구성된 독립부서를 구성해 언론사 홈페이지에 연계한 독립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형태이다.

그는 “팩트체킹 시스템은 철저한 매뉴얼을 기반으로 설계돼야 하며, 운용 시 맥락(context)에 대한 고려, 그리고 기계적 중립성이 담보돼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뉴욕타임스는 소트니코바의 비교 우위를 설명하기 위해 더블 점프 콤비네이션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며 분석했다.(사진출처=뉴욕타임스 캡쳐)

이에 대해 자리에 참석한 장용호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오늘 논의는 우리 언론과 그 시스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뒤집을 수도 있는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본다. 한국적 상황의 특징인 언론의 불투명성과 모호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명진 교수는 “전문적 식견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아니라 수사기관이 아니면 사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정치적 편가르기가 심한 상황 등을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사승 교수는 “뉴스 생산자입장에서 굉장히 곤혹스러운 내용이다. 유사한 형태는 대선 때마다 많았으나 제 기능을 못하고 오히려 정파갈등에 이용돼 온 게 현실이다. 또 어떤 사안의 팩트를 확인할 때 ‘네이버에 검색해봐’가 제일 먼저 나오는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논의라는 예감이 든다”고 적용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 이준용 교수는 “팩트체킹은 결국 진실성을 검증하는 건데, 여기에 사용되는 국가 통계나 판례, 권위 있는 학설조차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라는 면과, ‘그렇다면 누가 할 것이냐’의 아주 어려운 문제가 예상된다”며 한계점을 짚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결국 이는 우리의 경직된 토론문화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리에 참석한 현직 언론인들은 어느 정도는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파성이 어려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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