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움직이는 팬덤효과
제품 홍보·마케팅 넘어 기업평판까지 영향…소비자-브랜드 인격적 관계 주목
2017.06.13  (화) 10:15:10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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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서영길 기자] 연예인이 아닌 브랜드에서도 열성적 ‘팬덤’을 구축한 사례들이 있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팬은 해당 브랜드(기업)의 홍보·마케팅 활동은 물론, 제품·서비스 개발에까지 관여하며 진화하는 추세다. 단순한 추종자 수준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 생산자’이자 ‘문화 창조자’로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때로는 기업 평판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존재로 부상했다.

제품 출시 때마다 빨리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진풍경을 연출하는 이른바 ‘애플빠’들, 콘셉트카 공개에 고객들이 예약금을 모금하고 광고영상까지 만들어 주는 테슬라, ‘겸손 마케팅’을 보다 못한 누리꾼들이 홍보대사를 자처한 LG전자, 흑자 달성과 같은 기업 성장을 함께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배달의민족. 이들 기업의 공통분모는 모두 저마다의 ‘팬(fan)’이 있다는 점이다.

독특한 기업문화와 마케팅 방식으로 국내에선 드물게 팬클럽을 확보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최근 자체 브랜드 ‘배민문방구’ 신제품 개발을 팬과 함께 했다. 배민의 B급 정서와 키치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은 지난 2016년 스스로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라는 이름의 팬클럽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에 따라 배짱이들은 배민문방구의 여행용캐리어에는 ‘짐캐리’, 지우개엔 ‘흑역사를 지우개’, 포크숟가락은 ‘찍먹’이라는 기발한 이름을 붙여 제안했다. 사측은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당선작에 한해 실제 배민문방구 신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팬클럽이 아예 주력 제품의 개발에까지 참여한 사례도 있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중국의 전자기기 제조업체 샤오미의 팬덤 ‘미펀(米粉)’이 그 주인공. 샤오미는 자사의 기술을 미펀과 공유하고 반대로 이들의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 세계에 분포한 미펀들은 샤오미폰의 기획 단계부터 개발, 테스트, 유통, 마케팅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이같은 미펀의 팬덤은 샤오미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평가될 정도다.  

브랜드 팬클럽들. (위쪽부터) 배달의민족의 '배짱이', 할리데이비슨의 'HOG' 한국지부, 샤오미의 '미펀'. 출처: 각 사

브랜드에 대한 두터운 팬심하면 미국의 할리데이비슨도 빼 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그의 저서 <미래를 경영하라>에서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팔지 않는다…이들은 경험을 판다”고 할 만큼 올드하지만 여전히 사랑 받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는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사는 PR적 가치를 간파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할리데이비슨 역시 1983년 만들어진 ‘호그(H.O.G.)’라는 글로벌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다.

팬으로 불리며 이들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공통점은 ‘자발성’에 있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며 마치 놀이하듯 브랜드를 즐긴다.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접어들어 많은 기업들이 팬덤 만들기에 주목하는 이유다.

기업 역사까지 뒤져보는 소비자들

팬클럽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LG전자와 오뚜기도 타의에 의해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회사와 관련 없는 일반 누리꾼들이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LG전자는 마케팅을 못한다는 세간의 인식이 긍정적 기업문화와 연결돼 ‘겸손 마케팅’으로 탈바꿈했다. LG에 대한 대중적 호감과 온라인상의 유희코드는 ‘LG 마케팅 대신해 드립니다’는 도발적(?) 구호를 내건 소비자를 낳기도 했다. 

비정규직 없는 기업으로 유명한 오뚜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도 비슷한 경우다. 온라인을 통해 갖가지 미담이 확산되고 있는 오뚜기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2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했다. ▷관련기사: ‘바보LG’ ‘갓뚜기’는 어떻게 탄생했나

성공적인 팬덤 문화를 구축한 브랜드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은 ‘페르소나(Persona)’ 개념이다. 브랜드에 인간적 특성이나 개성이 입혀지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마치 인격체를 대하듯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을 알리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맺듯 브랜드와도 상호작용을 한다.

이 관점에서 소비자들은 기업의 역사를 뒤져보고 경영자가 갖고 있는 영혼과 철학까지 논하기 시작했다. ‘어느 기업의 선대 창업자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더라’는 이야기부터 ‘어떤 기업이 수십 년 동안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왔다’는 식의 말까지 창업자와 경영자의 신상과 더불어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이 브랜드의 인격화에 관여되고 있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비결은 뭘까?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전에 없던 새로운 재미를 주면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와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자사만의 독특한 색깔이 담긴 브랜드 페르소나가 깔려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류진 홍보실장은 “팬들은 내가 함께 만드는 브랜드라는 동반자 의식을 갖고, 그런 팬심이 다시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를 강화하게 된다”면서 “소비자와 브랜드가 교감하며 서로 건강한 즐거움과 기업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랜딩#팬클럽#팬덤#배짱이#미펀#호그#러브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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